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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커피집

[고베/오사카] 카페 유니르Unir

[고베/오사카] 카페 유니르Unir

 

 

반가운 커피 집

카페 유니르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오사카에 다녀왔다. 일본의 식탁이라는 별명 때문에 오사카에 거는 기대가 특히 컸다. 그러나 기대에 못미쳤던 것인지 막상 도착해보았던 오사카는 썩 마음에 드는 곳은 아니었다. 일본사람보다는 중국인, 한국인, 홍콩인들로 가득했고, 심지어는 조선족도 거기에 있었다. 어설픈 한국 말로 "아들~ 여기 가마니 있어!"라고 타이르는 이야기가 들렸다. 일본의 식탁이라는 명성 역시 의아할 만큼 무릎을 탁 칠만한 식당이 없었음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외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국내로 치자면 명동식의 식당거리들이 즐비했다.

 

오사카에는 유명한 커피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거기에 정작 스페셜 티 카페는 없었다. 고베 지역의 유니르라는 곳이 스페셜 티 커피를 추구하는 곳으로 오사카 옆으로 건너가야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한신 패스를 구매해야 했다. 그러던 중 로밍데이터를 이용해 보고 있던 친구가, 우메다 역 한큐백화점 리빙코너에 유니르가 입점했다는 기쁜 소식을 알렸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냉큼 유니르 카페를 찾아갔다.

 

출국하기 전, 관심있게 보아왔던 카페는 두 곳이었다. 하나는 유니르, 또 다른 하나는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라고, 미국의 스페셜 티 브랜드 중 하나인데, 오사카에 입점했다는 것이었다. 시네소 싱크라를 사용하는 업소로, 이 곳을 찾는 사람들 역시 흡족하게 커피를 마셔온 후기가 많아 기쁘게 찾아갔지만, 콩이 언제 로스팅되어 있는지 모르겠다는 점원의 대답에 나는 시무룩한 기분으로 카페를 나오고야 말았다. 실제로 이곳에서 파는 홀 빈은 로스팅 날짜가 아닌 유통기한이 적혀 있었고, 일리 처럼 캔으로 판매하는 모양이였다. 왠지 커피를 판다기 보다 관광상품을 판다는 기분이랄까.

 

 

 

 

일본의 커피 배전문화

반면 유니르의 카페는 긴 말 않고'웬디드..로스티드'라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재빨리 날짜를 보여주는 교육된 직원과,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든 일본어로 차근차근 설명해주며 COE는 중약배전이며, 어느 농장에서 가져왔으며 등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유니르는 싱글 오리진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었는데, 그만큼 로스트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였고, 단가에 대한 걱정이 없는 듯 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재빨리 COE 200그람과 온두라스의 커피 350그람을 주문했다. 홀빈을 주문했으니, 커피를 한 잔 드리겠다고 했다. 국내의 스페셜 티와 비슷한 서비스였다. 서울에 비해 비교적 더웠고 그날 따라 비가 내려 습했던 오사카 덕에 나는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달라고 했다. 차갑게 식어버린 커피에서 산미가 뭉큰하게 올라왔다. 그날 따라 산미가 반가웠던 까닭은 일본의 커피 문화 덕택인데, 산미를 강조하는 국내 스페셜 티와는 다르게 일본의 커피는 조금 쓰면서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 있었다. 한 쪽이 유난히 튀는 맛보다는 모든 맛을 잘 아우르는 맛이 중요한 듯 했다. 그 나라 국민성 다운 배전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