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풋/빵집

[연남동]토미즈베이커리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 26. 14:10

[연남동] 토미스베이커리

 

 

 

 

 

 

 

 

연남동의 작은 빵집

토미스베이커리

 

 

연남동은 아는 사람들만 찾아가던 동네였다. 옆 동네 홍대에 비해서 부지가 저렴해 당연히 상대적으로 좋은 서비스가 나오는 곳이면서도 거대 자본의 손길을 비껴가는 동네, 그런데 홍대가 크게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홍대에서 장사를 하던 업소들이 홍대 주변으로 밀려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상수와 연남동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젠 연남동에서도 예쁜 가게를 차려야만 장사가 된다는 말이 돌 만큼 연남동에서 장사를 하려면 이만저만 신경을 써야했다.

 

토미스베이커리는 연남동의 비좁은 골목 어느 반지하 부분에 있다. 주변을 잘 살펴보지 않으면 지도를 보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의 작은 공간이다. 그래서 그저 그런 빵집 처럼 볼 법도 하겠는데, 이 연남동 비좁은 골목 작은 빵집의 주인은 제빵업계의 거물이란다. 젊어 보이지만 일본에서 2년 프랑스에서 7년을 공부한 뒤, 국내 대형 베이커리에 섭외 되어 18년간 일했다고 하니, 짬으로 따지면 보통 짬이 아닌 셈이다. 이곳 주인인 토미가와 씨는 자기만의 가게를 만들고 싶다고 하고 연남동에 가게를 차리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속사정을 누가 알랴.

 

 

 

좁은 입구 안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 있었다. 카운터의 언니는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예사가 아니었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잘 지내셨냐"는 등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했다. 카운터 뒷편에는 작은 빵공장 분위기의 오픈된 주방이 있었는데, 그 안에서 토미가와씨가 힘껏 반죽을 주무르고 있었다. 토미즈 베이커리는 이렇게 단 둘이서 빵을 만들고, 파는 일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래서 주문량이 많으면 자연스레 손님이 밀리고, 주문량이 적으면 썰물 나가듯 빠져나갔다.

 

 

 

 

식사빵이 맛있겠지

자극적인 빵은 없다시피할 만큼, 식사빵이 많았다. 식빵과 바게뜨, 깡빠뉴 같은 빵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아, 밥 대신 먹기에 좋은 빵들을 주력으로 삼아 만드는 모양이었다. 그나마 간식 같은 빵이 있다고 한다면, 막걸리 효모로 만들었다는 앙금빵과 시나몬 롤, 그리고 몇 가지의 스콘이 다였다. <카모메식당>이라는 영화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것은 시나몬 롤을 만드는 장면이었다. 간단한 듯하면서도 정성이 없이는 결코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빵이라는 영화 속 대사가 사실이었는지 그 당시 프렌차이즈의 제과 쪽에서는 좀처럼 시나몬 롤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마침 이 곳에 있었달까, 영화를 좋아한다면 나 처럼 그 시나몬 롤이 반가웠을 것이다.

 

막걸리 효모로 만들었다는 앙금빵은 생각보다 평범한 맛이었다. 그래서 쇼케이스 안에서도 아랫쪽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었는지, 두 개를 샀지만 하나는 남기고, 하나는 다른 빵으로 바꿀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맛이 없다기 보다, 그 북적이는 인파와 짬 좀 있다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기대감이 그 앙금빵을 평범하게 만든 게 아닐까 싶다.

 

 

 

 

 

토미스 베이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