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역]제주왔수다 가보자!
[상수역]제주왔수다 가보자!
고기국수 땡기는 날
상수역 제주왔수다
아주 어릴 적에 제주를 몇 번 간 것을 빼면 제주도는 가본 일이 없었다. 그래서 그만큼 제주도에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모르거니와 다들 제주도가 좋다좋다 해도 혼자 공감이 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제주도를 가보지 못함에 후회가 있다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대부분 제주도의 이야기들은 먹는 것과 관련해서였기 때문인데, 제주도의 몇몇 음식은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어 아쉬우면 서울 안에서 해결하면 되었다. 물론 그 맛이 직접 가서 먹는 향토음식만 하겠느냐만.
제주도에서는 고기국수가 대표적인 음식이라길래 사진을 봤더니 문득 먹고 싶어졌다. 그중에서 유명한 곳은 논현과 수서에 있는 삼대국수회관이라는 곳인데 그곳은 제주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는 회관집이었다. 그러나 그곳은 거리가 멀기도 하고, 출퇴근의 동선에도 맞지 않는 터에, 다른 곳을 알아보다 상수역의 <제주왔수다>라는 업소를 알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향토음식을 판다기 보다는 제주도의 컨셉트를 잡고 운영을 하는 식당으로 보였다. 영업을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 않고, 그래서 깔끔하기도 깔끔해 보였다. 메뉴는 단촐한 편인데, 고기국수와 돔베고기, 몸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도막걸리와 한라산 소주를 팔고 있었다.
찾아가기 어려운 입지
영업점은 2층짜리 주택으로 보이는 큰 건물의 2층에서 영업하고 있는데, 간판을 눈에 보이게 달아 놓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 찾아갈 때는 다소 헤멘 경험이 있었다. 브레드05 주변에 있으므로 그 주변 건물을 살펴 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긴 하다.
돼지뼈를 넣고 푹 끓여 우유빛에 가까운 고기국수는 우리나라의 국수와 일본의 돈코츠라멘을 섞어 놓은 것 같았다. 국내와 일본 사이에 있는 제주도의 지리적인 특성을 잘 보여주는 메뉴이기도 한데 걸진 국물맛도 국물 맛이지만, 국수로 고기를 둘둘 말아 한 입에 넣었을 때는 정말 궁합이 잘 맞는다 싶었다. 특히 비빔국수의 경우 더욱 그러했다. 찬은 겉절이 김치, 절인 양파로 다소 적은 편이 아니었나 싶었지만 위생적인 부분에서는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멀겋게 우려낸 국물에 아끼지 않은 고명들이 보기만 해도 든든해 보였다
▲고소한 땅콩 맛의 막걸리였다. 만들어진 곳은 충북이었지만...
MSG 무첨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걸쭉한 국물까지 다 비워낸 뒤의 속은 든든했던 반면 속은 전혀 더부룩하지 않았다. 나쁘게 말하자면, 자극적이지 않은 대신 유별난 맛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겠다. 그런 음식들이 자기 전에 생각난다고 하던가, 이 곳에서 고기국수를 먹은 뒤로는 자기 전에 생각날 것 같았다.
제주왔수다